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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세상/산행

2006년4월15일 화천절골

by 우산돌이 2008. 11. 24.

4월15일 산나물 동호회 정모가 있는 날이다.

 

오후 3시쯤 화천 절골에 도착하니 김골지기님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김골지기님의 집은 절골 맨 위쪽에 자리잡고 있다. 아직도 자연그대로의 생활을 하시는 지라, 전기는 아예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김골지기님은 건축관계 일을 하다가 몇년전에 귀농하셨다한다.2년전 아래쪽에 황토방을 손수 지었는데, 집 바로 앞편에도 황토방을 짓기 위해 기초를 하였다 한다. 조만간에 이삼십평짜리 멋진 황토방이 들어설 예정이란다.

 

ㅇ 김골지기님 집 전경 (오른쪽이 집임)


ㅇ 집과 황토방



회원 몇분이 오시자, 김골지기 형님께서 강화에서 준비해온 자연산 숭어회로 입맛을 돋우었다. 산에서 먹는 생선회라! 좌우지간 소주와 막걸리로 곁들어 먹는 회는 일품이었다. 막걸리는 화천막걸리였는데 그 역시 맛이 출중(?)하였다.



시간이 지나자 회원님들이 모이기 시작햇다. 동방, joo, 저산너머, 산이좋아, 낙화유수, 다향, 유리, 회원님들이 10여명이 모였다.아쉽게도 심마니님은 개인사정으로 불참하시는 모양이다. 작년에 각종 요리솜씨를, 특히 다라이비빔밥, 발휘하여 즐거움을 배가 하였는데.

 

처음 오시는 분들이 많은지라 다들 절골 찾는데 조금은 고생을 하신 모양이다.그래도 다들 절골의 풍경과 무공해 자연을 즐기시는 듯했다. 몇 여성분들은 김골지기 어머님이 만드시는 두부만들기에 참여하고, 나머지는 김골지기님의 안내로 뒷산으로 산나물공부를 하러 나섰다.

처음에 만난 것이 이름도 생소한 미나지, 향과 맛이 좋다고 한다. 뒤로 망초, 고들빼기, 미역취 등을 배우고 채취도 하였다. 미역취는 딱 좋은 크기로 향이 진동을(?) 하였다. 땅에서 뿐만 아니라 나무에서도 나물을 채취하였다 이름하여 홑잎. 화살나무순이라 하는데 부드러운게 생으로 먹어도 좋았다.

 

ㅇ미역취/고들빼기

ㅇ 미나지/홑잎



 

마침맞게 산에서 내려오자 손두부가 완성되어 손두부를 시식하게 되었다. 김골지기님이 생산한 무공해콩으로 만들어 인지 한결 고소한게 입에 짝짝 붙었다. 소주를 한잔 하고 두부에 겉저리 김치를 말어 입에 넣으니... 그 맛이야 드셔 본 회원님들만 알고 있을게다.

 

ㅇ손두부

저녁은 김골지기님이 손수 마련한 생삼결살로 하였다. 먼저 구들장 돌판을 깔고 군불을 때어 돌을 데폈다.달구어진 돌판에 생삼겹살과 버섯, 감자들을 올려 익힌 후, 상추에 올려 고추를 된장에 푹 찍어 먹으니 그 맛이란... 상상에 맞기도록 하겠다.

 

ㅇ생삼겹살돌판구이(가운데가 김골지기님)



참고로 된장은 김골지기님이 재배한 무공해 콩으로 담근 된장이다. 잠시후 구수한 두부된장찌게가 합류하여 밥을 축내었다. 쌀 역시 김골지기님이 재배한 무공해 쌀이다.

 

근처 널미골에서 소주를 한박스 들고 오신 김골지기 선배내외분이 합류하여 자리가 더욱 즐거 웠다. 세상사는 이야기와 산나물이야기로 밤깊은 줄모르고 즐겼다. 동방님께서는 준심마니에 풍수까지 보시는지라 절골의 풍수며 산삼에 얽힌 여러 얘기들을 재미있게 해주셨다.

 

하늘엔 수많은 별들이 총총히 빛나고 있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김골지기님이 토종벌집으로 담근 벌벌주를 내놓았다.기실 귀한 것이라 김골지기 장모님이 아끼는 것이었는데 회원님들을 위하여 제공하신 것이었다. 토종벌집을 꿀을 채취하지 않고 통째로 99.999%주정으로 담근 것이라한다.벌집으로 담가 벌벌주 이기도 하지만, 그 맛에 취해 마시다 보면 나중에 벌벌 기어 다닌다 해서 이름이 붙었다 한다.

 

ㅇ 벌벌주



앞산에 보름달이 휘엉청 떠올랐다.자리를 정리하고 다들 황토방으로 자리를 옮겨 늦도록 이야기를 계속 나누었다.동방님의 강의와 저산너머님의 인생이야기, 김골지기님의 귀농철학 등등 밤을 새도 모자랄 구수한 이야기가 넘쳐 흘렀다.유리님의 아들 꼬마 한길이는 야밤에 물과 음료수을 배달하는 수고도 마지않았다. 밖이 캄캄한데도 무섭지도 않은지, 귀여운 녀석이다.

 

다음날 구수한 된장찌개에 아침을 들고 고들빼기 채취에 나섰다.밭 가득히 고들빼기가 지천에 깔려 있다.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구럭에 그득히 고들빼기가 찼다.봄고들빼기는 그다지 쓰지 않아 그냥 무쳐서 먹어도 맛있다고 한다. 쓸 경우에는 이삼일 물에 담가 쓴맛을 뺀 후 먹으면 좋다고 한다. 하긴 입맛 없을 때 고들빼기를 먹으면 그 쌉살한 맛이 입맛을 돌아오게 한다. 고들빼기를 웬만치 캐고 더덕을 캐러 갔다.

 

지금 더덕순이 조금 얼굴을 내미는 시기로 산에서 찾기는 어렵고, 김골지기님이 이식해 논 더덕밭으로 향했다.열심히 호미로, 쇠스랑으로, 곡괭이로 밭을 헤치니 더덕이 여기저기 나오기 시작했다.껍질을 까서 하나를 입에 넣으니 더덕 향기가 입안 그득하다.봄에 순이 한참 자라면 더덕에 양분이 빠져 쭈글탕이나, 아직 순이 자라질 않아 탱탱하다.작은 것은 다시 묻어 놓고 왠만 것을 추리니 금방 한 보따리다.아이고! 허리야!

 

ㅇ 더덕과 돼지감자



자리를 이동하여 돼지감자를 캐러 나섰다.돼지감자 군락을 찾아 땅을 헤치니 주먹만한(?) 돼지감자들이 굴러 나온다.파도 파도 한없이 나오는 돼지감자 캐는 즐거움에 정신없이 캐다 보니 어느새 한푸대나 되었다.

저기 저산너머님은 한군데를 집중 공략하는데 무슨 돼지감자를 묻어 놓은 곳인지 끝없이 돼지감자가 나오고 있다.어렸을 때 먹은 돼지감자는 조금 아린 맛이 있었는데 전혀 아리질 않았다. 계절에 따라 아린 맛이 날 때가 있는 모양이다.아침에 돼지감자에 사과, 요구르트를 넣고 갈아 먹고, 저녁에는 사과를 빼고 갈아 먹으면 그렇게 좋다고, 산채에 도통하신 저산너머 옆지기님이 친절히 알켜 주신다.천연 인슐린(이눌린)이 있어 요즘 각광받고 있고, 특히 숙변에도 좋다고 한다. ((돼지감자의 효능에 대해서는 김골지기님이 올린 글을 참조바랍니다.)

 

낑낑 거리며 돼지감자를 들고 올라오니, 쑥화전과 토종도토리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쑥전에 진달래를 올리니, 초록 파전에 분홍빛 진달래라! 그 아니 멋있으랴!맛 또한 일품이고.

토종도토리묵 또한 일품이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참여하신 부자님과 닭의장풀님이 합류하여 자리를 더욱 즐겁게 하였다.

 

ㅇ쑥화전과 도토리묵




쑥화전에 소주한잔에 기운을 차린 남 회원님들께서 다향님을 필두로 해서 뒤뜰석축공사 노력봉사(?)에 나섰다.다른 회원들은돌을 나르고 다향님과 동방님이 석축을 쌓는데, 석축기슬자답게 짝짝 아구를 맞추어, 단박에 뒤뜰을 넓혀 놓았다. 장모님께서 대 만족이셨다.

다음 정모때 공사를 위하여 조금은 남겨 놓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석축공사를 하는 와중에 물을 담은 큰 고무대야옆 수로쪽에 수많은 도룡용 알이 발견되어 세간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이곳이 물맑고 산좋은 곳임에 틀림없다는 증명이었다. 공사를 끝내니 점심이 기다리고 있었다.

 

ㅇ 석축공사



김골지기님 가족들이 준비한 나물외에 회원님들이 각출한 산나물, 꼬마들이 뜯어 온 진달래 등을 합하여 산나물비빔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산나물비빔밥에 아우러진 멋진 색의 조화!! 장모님이 썩썩 비벼 주시니 맛 또한 일품!!정말 죽입니다요.석축공사에 고생이 많았다며 또 벌벌주를 내 주시니 장모님 감사합니다.

 

ㅇ진달래나물 비빔밥



두어시가 되어 단체 사진을 찍고 떠나려니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몇몇 회원님들은 못내 아쉬워 남아서 즐거움을 더욱 나누시기로 하고, 다음 5월정모를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래며 자리를 떠났다.

 

이번 정모에 총동원 되여 먹거리와 즐거움을 선사해 주신 김골지기님을 비롯한 가족들 (어머님, 장모님, 부인, 형님, 딸내미 등등), 귀농하신 낙화유수님 가족들 (옆지기 풀잎이슬님, 꼬마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정모를 위해 애써주신 심마니님, 러브미님, 기타 관련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ㅇ 정모 단체사진

 


ㅇ 나물캐는 처녀(?)


ㅇ 손두부를 만끽하며


ㅇ 삼겹살구이용 돌판을 달구며


ㅇ 절골의 석양


ㅇ 한잔 쭈우욱~~~


ㅇ 삼겹살 맛있게 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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