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버섯/버섯이야기

진이(眞茸)의 진실-느타리

by 우산돌이 2013. 12. 20.

 

<버섯이야기 64> 고전속의 버섯(8)

 

진이(眞茸)의 진실-느타리

 

1. 진이(眞茸)

 

『조선왕조실록』에는 진상품이나 토산품으로 많은 버섯이 기록되어 있는데, 송균(松菌), 송심(松蕈), 향심(香蕈), 석이균(石耳菌), 복령(茯苓), 복신(茯神), 영지(靈芝), 지초(芝草), 진이(眞茸), 오족이(鳥足茸), 뇌설(雷稧), 목이(木耳), 수계(樹雞) 등 다양한 버섯들이 나타난다. 송균, 송심은 송이를, 지초는 영지를, 오족이는 싸리버섯을, 뇌설은 뇌환을, 수계는 큰목이버섯 종류를 뜻한다.

 


이 중 진이(眞茸)는 무슨 버섯일까?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19세기 중엽)의 '소심변증설(笑辨證說)' (주: 소심(笑蕈) 웃음 버섯. 독버섯을 칭함)에 진이(眞茸)가 나오는데 그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금 소위 진이(眞茸)는 상수리나무에 난다. 상수리나무를 속칭 진목(眞木)이라고 한다. 그래서 진이(眞耳)라고 부른다.(원문 : 今所謂眞茸生於橡櫟樹。而橡櫟俗稱眞木。故呼以眞耳。)'

 

 

재미있는 것은 진이를 眞茸, 眞耳 로 표기하였다. 따라서 버섯을 뜻하는 두글자(茸, 耳) 는 혼용하여 사용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용(茸)도 버섯을 뜻할 때는 관습상 '이'로 읽는다.

여기서 상수리나무는 참나무류에 속한다. 즉 한자로 진목(眞木)은 우리말로는 참나무(참眞나무木)이다. 따라서 진이(眞茸/眞耳)의 어원은 '참버섯(참眞버섯茸/耳)'으로 생각된다.

진이는 고전속에서 자주 등장하며 송이, 표고, 석이와 더불어 다양하게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음식디미방』(17세기중엽) 에서는 진이와  (참버섯)이 찐만두, 해삼요리, 각종 느루미 등요리에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진이(眞茸)는 이름 그대로 참버섯인데 같은 책에서 왜 두 가지 이름을 같이 사용하였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혹 다른 버섯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진이의 한국말이 참버섯으로 혼용되어 사용되어 진 것으로 보인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1766년)에는 진이국을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생진이를 달군 솥에 기름을 붓고 급히 볶아 진이에 기름이 다 스며들기를 기다렸다가 기름과 장을 부어 국을 끓인다. 말린 진이는 물에 불려야 쓸 수 있다.'이다. 현재와도 비슷한 요리법이다.

 

정리해 보면 조선왕조실록에 진상품으로 등장할 만큼 진이는 맛이 좋았으며, 재배가 되었고, 건조하여 유통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고급 요리재료로 각종 요리에 사용되었던 것이다.

 

 

2. 진이의 진실

 

진이의 순 우리 말은 상기에서 보듯이 '참버섯'이다.

 

근세에 와서 '참버섯'의 기록은 해방후 최초로 우리 손으로 만들어진 『한국산균류목록II』(1958년)에 나온다.

P.ostreatus (JACQ.) FR를 '참버섯'으로 명기하고 일본명으로는 히라타케라고 하였다. 즉 현재의 느타리를 말하는 것이다.

또 동 보고서에서는
P.serotinus(현재의 참부채버섯)
'느타리'라고 하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시『토명대조만선식물자휘(土名對照滿鮮植物字彙)』(1934년)에는 Pleurotus ostreatur, Jacq. 가 우리말로 '텬화심(天花蕈), 만이(晩栮), 늣다리(버섯)'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당시에는 늣다리나 참버섯이 혼용되어 사용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한국 최초의 도감인 『원색한국버섯도감』(1959년)에서  '참버섯 (Pleurotus ostreatu다.  )"이 '느타리'로 명명되었다.
또한 '참버섯'은
Hoenbuehelia serotinsa (현재의 참부채버섯) 라고 명명하였다.

 

이후 '느타리'란 이름으로 계속 사용되어 결국 『한국말 버섯이름 통일안』(1978년)에서 느타리로 굳어지게 된것이다.


 

결론적으로 고전속의 진이(眞/眞耳)는  Pleurotus ostreatus 를 가리키며 어원은 '참버섯'이다.  그것이 1959년에 이름이 바뀌어 현재의 '느타리'가 되었으며, 원래 이름 '참버섯'은 전혀 다른 버섯인 Panus rudis 의 이름이 되었다.


 

<참고문헌>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萬物篇 / 草木類 菜種-笑蕈辨證說 /이규경(李圭景) -한국고전종합DB(한국고전번역원)
『원색한국버섯도감』/ 1959.3 / 이지열, 이용우, 임정한/ 배문각
음식디미방주해』/2006 / 백두현 역주/ 글누림
『증보산림경제 II』/ 2003 / 농촌진흥청

『한국말 버섯이름 통일안』/ 1978.12 / 한국균학회지 제6권2호 (통권10호) /버섯이름 통일안 편찬위원회
『한국산분류목록 II』/ 1958.1 / 이덕상, 이용우 / 임업시험장


 

이름별색인

월별색인

사진별색인

과•속별색인

학명색인

미동정버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