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표고버섯)의 어원과 고전속의 표고(2/2)
표고(표고버섯)의 어원과 고전속의 표고(1/2)
1. 표고 2. 고전속의 표고 3. 표고 한자이름의 해석 4. 표고의 어원
ㅇ 향담(香覃), 향심(香蕈), 향이(香茸), 향점(香簟)
앞에 향(香)이 들어간 이름은 표고의 향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심(蕈), 담(覃), 점(簟), 이(栮), 이(茸) 는 버섯을 뜻한다. 즉 향이 나는 버섯이란 뜻이다.
《편자 주 : 이(茸) 는 원래 음은 '무성할 용'이나 버섯을 가르킬 때는 습관적으로 '이'라고 한다. 》
ㅇ 마(蘑), 고(菇), 마고(蘑菇), 마고(蘑菰), 마고(磨菰), 마고(蔴菰)
중국의 『의학입문 』(1575년)에는 표고를 '마고(蘑菇)'라고 표기하고 있다. '마고(蘑菇)'가 한국에 전래 되면서 같은 음인 마고(蘑菰), 마고(磨菰), 마고(蔴菰)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한자 뜻을 살펴보면 '표고 마(蘑), 삼 마(蔴), 갈 마(磨), 표고 고(菇), 줄 고(菰)'이다. 실제로 마(蘑), 고(菇)이외에는 같은 음으로 차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상 마고, 향심등과 유사한 버섯이름은 중국 의학서인『본초강목』,『의학입문 』등을 고려할 때 증국으로부터 전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ㅇ 추이(椎栮)의 추(椎)는 '모밀잣밤나무', 이(栮)는 나무에 나는 버섯이므로, 모밀잣밤나무에 난 버섯이란 뜻이다. '모밀잣밤나무' 는 참나무류로 중국과 일본에 분포하며, 우리의 남해안등 바닷가 산지에서 자란다. 따라서 남해안 및 제주도가 표고의 산지로 유명했던 이유중의 하나일 것이다.
ㅇ 표고의 한자어로 표고(蔈菰), 표고(蔈古), 표고(蔈枯) , 표고(瓢菰), 표고(蔈蒿) 등 여러가지가 사용되었는데, 표고의 표(蔈)자는 다음과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표(蔈) : 능소화 표>
1) 능소화(凌霄花: 능소화과의 낙엽 활엽 덩굴나무) 2) 부평초, 개구리밥(개구리밥과의 여러해살이 수초(水草)) 3) 표고버섯 4) 까끄라기(벼, 보리 따위의 깔끄러운 수염) 5) 끄트머리 6) 풀이 무성(茂盛)한 모양 7) (초목의 잎이)떨어지다 8) (물에)뜨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여기서 '3)표고버섯'은 이 단어가 표고의 표자로 차용됨에 따라 새로운 의미로 추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능소화는 중국이 원산지로 금등화(金藤花)라고도 한다. 능소화과의 낙엽성 덩굴식물로 황홍색의 화려한 꽃들이 십수송이가 여름에 핀다. 옛날에서는 능소화를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양반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표(蔈)자를 차용한 이유는 표고가 능소화처럼 귀한 것이고, 표고가 한번에 무성하게 피어 나는 모양을 보고 음을 차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고(菰) : 줄고 >
1) 줄(볏과의 여러해살이풀) 2) 부추(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3) 향초 4. 옥 이름 등의 의미가 있다.
고(菰)자는 향초라는 의미에서 차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ㅇ 유일하게 『세종실록 지리지』에서 사용하고 있는 표고(蔈蒿), 표고(蔈膏), 표고(蔈藁)에서 비슷한 모양의 한자 '고'가 보인다.
관련된 의미를 살펴 보면 고(蒿)는 '(향기가) 나다'라는 뜻으로 표고의 향기를 고려하여 , 고(膏)는 '기름지다'라는 뜻으로 표고의 풍부한 영양을 고려하여, 고(藁)는 '마르다'는 뜻으로 보통 건표고로 유통되는 점을 고려하여 부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한자어의 유사성으로 보아 그냥 고라는 음을 차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역시 마찬가지로 고(古), 고(枯) 도 그때 그때 음만을 차용하여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표적인 의학서인 『본초강목』을 살펴 봐도 '표고'란 말은 나오지 않는다. 『동의보감』에서 표고로 지적한 마고(蘑菰)와 글자가 유사한 마고심(蘑菰蕈)이 있으나 전혀 다른 버섯이다. 다만 향심(香蕈)중의 합심(合蕈), 일명 태심(台蕈)이 표고의 일종으로 생각되어진다. 일본의 『본초도보』에 따르면 합심(合蕈)이 시히타케(しひたけ), 히루시메지(ひるしめじ) 등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표고의 일본말 시이타케(しいたけ:椎茸)의 고어이다.
중국의『의학입문』에서도 표고를 '마고(蘑菇)'로 기록하고 있으며, 표고란 말은 없다.
이상 중국 및 일본의 자료에서는 '표고'라는 단어를 찾을 수 없으며, 한국의 자료들을 종합한 결과, '표고'라는 말은 중국에서 전래 된 단어가 아니라, 우리가 예로부터 사용하였던 버섯 이름으로 보인다.
속세에서는 한국말인 '표고' 또는 '표고버섯'이라는 말이 널리 시용되어 왔으며, 이를 한자로 표기하기 위하여 한자를 차용하였다고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표고', '표고버섯'은 순수한 우리말이며, 기록상 한자음을 차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말 '표고'의 어원에 대하여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동의보감』탕액편·침구편·색인/ 2005 / 동의문헌연구실 편역/ 법인문화사
『음식디미방주해』/2006 / 백두현 역주/ 글누림
『규합총서』憑虛閣李氏 原著 / 1992 / 鄭良婉 譯註 / 寶晋齋
『조선왕조실록』/국사편찬위원회 ( http://sillok.history.go.kr/main/main.jsp )
『한국고전종합DB』 / 한국고전번역원
『어학사전』 /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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