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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버섯/버섯이야기

송이의 어원과 고전속의 송이

by 우산돌이 2012. 5. 31.

 

송이의 어원과 고전속의 송이

 


 

1. 송이

 

송이는 예로부터 향과 맛이 잘 알려져 있어 버섯중에 최고로 알려져 있으며, 각도의 진상품으로 귀하게 취급되었다.
독특한 송이향과 씹는 감촉이 좋아 한국과 일본에서는 인기가 높은 버섯이다. 중국에도 송이가 있으나 인기는 한국과 일본만 못하다. 서구나 구미에서는 버섯향이 테레핀유 향같다해서 먹지 않는다. 노균은 세균때문에 중독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선한 것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송이는 가을에 20년이상되는 적송림내 땅위에 산생 또는 군생하는 균근형성균이다.

여름송이와 가을송이로 구분되는데 95%이상이 가을에 발생한다. 송이의 최적 균사생장은 22~25℃ 범위이고, 30℃ 이상이 되면 죽는다. 지온이 19℃ 이하로 떨어지면서 송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최저기온이 10℃ 이하로 떨어지면 송이 발생이 멈춘다.

 

우리 나라의 송이는 동해안에서 태백산맥·소백산맥에 이르는 적송숲에 많으며, 일본에도 우리나라와 같은 송이가 생산된다. 중국은 길림성(吉林省), 흑룡강성(黑龍江省)에서 많이 채취되었으나 지금은 운남성(雲南省), 사천성(四川省)이 주류를 이룬다. 사천성 서부의 동티베트고원의 송이는 상록성 졸참나무속의 삼림에서 채취되는데, DNA검사결과 한국산 송이와 다름이 없다고 판명되었다.

송이의 학명은 Tricholoma matutake 으로 Tricholoma는 '가장자리 털,섬유상의' 란 뜻이고, matsutake는 일본말로 '松茸(송이)'란 뜻이다.

 

2. 고전속의 송이

송이의 최초의 기록은 고려시대 이인로의 『파한집』(1260년)으로, '송지(松芝)'로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복령(茯笭)도 기록되어 있다.
소개해 보면  '~한번은 추부의 김존중을 뵈러가니, 마침
송지(松芝)를 바친사람이 있어,~ 그 자리에서 지어 이르기를 「어젯밤에 식지가 동하더니 오늘 아침에 기이한 맛을 보도다. 원래 배루에서 나는 질은 아니나 오히려 복령의 향기가 있도다. 」'

 

『조선왕조실록』에는 송균(松菌), 송심(松蕈), 침송이(沈松茸), 생송이(生松茸), 건송이(乾松茸 :마른 송이), 건송균(乾松菌 :마른 송이) , 엄송균( 松菌 : 절인 송이), 염수팽숙송이(鹽水烹熟松茸 : 소금으로 끓여 절인송이), 맥송심(麥松蕈 )《편자 주 : 보리가 나오는 여름에 나는 송이로 Tricholoma bakamatsutake 로 추정된다.  가 기록되어 있다. 

송이는 조선시대에 중국에 대한 진상품의 하나였다. 그러나 생송이를 보낼 수 없으니, 마른 송이나 절인 송이를 진상한 관계로 진정한 송이의 향기는 없고, 씹는 감촉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중국에서는 송이가 한국과 일본과 달리 인기가 높지 않다.

 

『조선왕조실록』세종실록 지리지(地里地)중에는 각 지방의 약재, 토산품, 토공품이 기록되어 있는데, 송이(松茸)는 전라도, 평안도,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강원도가 기록되어 있으며 특히 경상도의 안동, 상주 지방에서 많이 났던 걸 알 수 있다. 함경도가 누락된 것은 지리지 작성시의 함경도는 오지여서, 진상품을 바칠 여건이 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동의보감』(1613년)에는 송이(松耳)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ㅇ 성질이 평하며 맛이 달고 독이 없다. 맛이 향기롭고 좋으며 솔냄세가 난다. 이것은 산에 있는 고송밑에서 솔기운을 받아 돋은 것인데 , 나무에 나는 버섯(木耳)중 제일이다.
『속방』

 

한글 요리서인 『음식디미방』(17세기중엽)에는 음식재료인 송이가 '숑이'로 적혀 있다. 이것이 송이의 최초 한글기록이다.

규합총서 』(1809년)에서도 송이는 '숑이'로 기록되어 있으며, 송이찜 만드는 법이 소개 되어 있다.

●  송이찜 

'송이껍질을 벗기고 얇게 줄기는 도려 벗기도, 우 핀 것은 넒게 저민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곱게 두드려 두부 섞어 기름장 맞추어 갖은 양념을 섞어 크기는 뜻대로 하여 소를 만든다. 이소를 송이 저민 것으로 덮어 싸서 고운 밀가루를 묻혀 달걀씨워 지진다. 국을 꾸미 많이 넣고 밀가루와 달걀을 풀어 끓이다가 송이 지진 것을 넣어 다시 끓여 희고 노란 계란채와 후추.잣가루를 뿌려 쓴다.'

 

농사요결서인 『증보산림경제』(1766년)에는 송이(松茸)가 등장하며, 송이를 동자이(童子茸 동자버섯)과 립이(笠茸 삿갓버섯)으로 구분하였으며, 일명'가짜송이'《편자주 : 편자의 임시 명칭》가 소개 되었다. 
 

 

● 송이(松茸)
ㅇ 소나무밑에서 난다. 송이가 나려면 그 흙은 자연히 따뜻하고 푸석하다. 흰기운이 있는 곳에서 바야흐로 송이가 나오는데 아직 흙에서 나오지 않은 것은 '동자이
(童子茸 동자버섯)'이라 하고, 이미 땅에 올라온 것은 '립이(笠茸 삿갓버섯)'이라고 하는데 '동자버섯'의 향기와 맛에 미치지  못한다.  7~8월에 많이 나온다.《편자주 : 역시 예전에도 피지 않은 송이를 최고로 치고 핀 것은 하급으로 쳤다.

ㅇ 또 한가지 종류가 있다. 더러 잡목밑에서 나오며 그 모양과 냄세와 맛이 소나무 밑에서 캔 것과 같다. 밀이 익을 때에 7~8월 사이에 캔다.《
편자주 : 가송이(假松茸 가짜송이). Tricholoma bakamatsutake (일본명: バカマツタケ 바보송이라는 뜻임)로 추정됨. 송이와 아주 비슷하나 소형으로 송이보다 빠르게 활엽수림내에서 발생한다. 향은 송이와 비슷하나 더 강하다. 풍미는 송이와 진배없다. 》

ㅇ 송이를 윤기 있게 마르는 법 : 좋은 황토와 물을 골고루 섞어서 묽은 죽처럼 만들고 그 속에 버섯을 담가 두었다가 3일이 지나서 꺼내어 깨끗이 씻으면 새로 캐낸 것과 같다.

송이(松) 먹는 법
ㅇ 송이를 꿩고기와 함께 국을 끓이거나, 꼬치를 만들어 기름과 장을 바른 뒤에 구워 반숙이 되면 먹는다. 송이는 채소중에 선품이고, 소맥이 익을 무렵에 잡목아래서
가송이(假松茸 가짜송이)가 나는 데 이것도 솔향기가 있어 먹을 만하다.

 

● 송이저장법 (松茸收藏法)
ㅇ 송이를 햇볕에 말린 뒤 저장한다. 쓸 때에 참황토(眞黃土)를 물에 뒤섞어 걸쭉한 죽처럼 만든 뒤 송이를 그 속에 재워 하루가 지난 뒤 꺼내면 다시 생생해져 먹을 수 있다.
ㅇ 생송이를 소금에 절여 매우 짜게 한 뒤에 봄이 되면 꺼내어 쌀뜨물에 담가 염기를 빼내고 또 초겨울에 나박김치에 넣어 먹으면 매우 좋다.

 

● 야외에서 송이를 익혀 먹는 법(遊山蒸松茸方)
ㅇ 갓 따온 송이를 상수리잎으로 수십겹을 싸서 마른 섶에 올려놓고 불 속에서 익힌다. 상수리잎이 다 타들어 가기를 기다린 뒤에 송이를 꺼내어 소금과 장에 찍어 먹으면 매우 맛있다.
ㅇ 다른 방법으로는 호박잎으로 송이를 깨끗이 털어 낸 다음 다시 그잎으로 싸서 곁에 진흙을 바르고 섶에 불을 때 익힌 뒤 기름소금을 찍어 먹는다.

《편자 주 : 송이 먹는 법을 보면 생으로는 먹지 않고 거의 익혀 먹고 있다. 또한 소금, 장, 또는 기름소금을 찍어 먹는 것이 오늘날과 다르지 않는 것이 재미있다.  

 

『농정회요』(1830년대)에서는  『진인옥균보(陳仁玉菌譜)』를 인용하여 송이를 송심(松蕈)으로 기록하였다.
ㅇ송심(松蕈 송이) 산 소나무 그늘에서 나며 아무 때나 딴다. 

 

『임원경제지 』(19세기)에는 송이(松耳), 동자이(童子茸), 립이(笠茸),'가짜송이'(Tricholoma bakamatsutake (일본명: バカマツタケ 바보송이라는 뜻임)로 추정됨.)가 등장한다.

ㅇ송이(松耳)

7,8월까지 딴다.볕에 말린다음 걷어서 저장하고, 쓸 일이 있을 때 좋은 황토를 가지고 묽은 죽처럼 만들어 송이를 3일 동안 담군 다음 꺼내어 깨끗이 씻으면 새로 딴 것과 같이 된다.
『화한삼재도회』소나무에는 암컷과 수컷이 있어 암컷은 나무가 아주 크지는 않으며 껍질에 비늘이 없고 적색을 띠며 잎이 가는 것과 가시같은 것이 섞여 있고 밫깔이 엷은데, 모든 송이는 암컷 소나무에서 난다.


ㅇ송이버섯 말리는 법
   새 송이버섯은 줄기를 버리고 쓴다. 2,3일 볕에 널어 말린 뒤 그늘에서 말리어 거두어 들이면 다음해 봄.여름까지도 썩지 않는다. 삶으면 매우 향기롭다. 줄기는 딱딱하여 먹을 수 없다.

ㅇ 송이버섯을 절이는 법
   새 송이버섯중 갓이 핀 것은 갓과 대를 따로 잘라서 쓴다. 물1말에 소금3되를 넣고 달여서 8되가 되면 식혀서 담구고 나무판으로 덮고 돌로 눌러 놓는데 다만 갓이 다치지 않게 하여야 한다. 쓸 때에는 하룻밤 물에 담구면 소금기가 빠진다.
 

해방후에 임업시험장의 이덕상.이용우가 1957년『한국산균류목록(1)(韓國産菌類目錄)』주7)에  '송이버섯'으로 기록하였으며 학명은 Armillaria matsutake 라 하였다.

 

1959년에 이지열, 이용우, 임정한 3인 공저의 228종의『原色韓國 버섯圖鑑이 발간되었는데 여기에도 '송이버섯'으로 이름이 나타난다.

 

이후 송이, 송이버섯 등으로 사용되어 왔다.

 

3. 송이의 어원

 

상기 고전을 정리해 보면 송이는 송지(松芝), 송균(松菌), 송심(松蕈), 맥송심(麥松蕈), 송이(松茸), 송이(松耳), 동자이(童子茸 ), 립이(笠茸 ), 가송이(假松茸 ), 숑이, 송이버섯으로 표기되고 있다.
가공 송이로는 건송이((乾松茸), 건송균(乾松菌), 침송균(沈松菌), 침송이(沈松茸), 엄송균( 
松菌 ),
염수팽숙송이(鹽水烹熟松茸) 등이 기록되어 있다.


중국의 의학서인『본초강목에는 '송심
(松蕈)'이 나오는데 '소나무그늘(松陰)에서 자생한다' 하였다.  송이의 현 중국어명은 송슌(松蕈), 송롱(松茸), 송구(松菇), 송코우마(松口蘑)
이다.
일본명은 마츠타케(マツタケ 松茸)이다.


송이는 중국에서 건너 온 한자어로 보이며, 일본에서도 같은 한자를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예로부터 사용되어 온 순수한 우리말은 없었던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송이를 소중하게 여겼으므로 속세에서 부르는 이름이 있었을 것이다.
송이의 순우리말인 '솔버섯'으로 불리웠을 까? 아쉽게도 기록이 남지 않아 알 수가 없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송이의 최초의 기록은
고려시대 이인로의 『파한집』(1260년)의 '송지(松芝)'이고,  최초의 한글 기록은 『음식디미방』(17세기중엽)에 기록되어 있는 '숑이'이다.

'숑이'가 송이가 되고, 송이버섯과 같이 사용하게 된 것이다.

 

<참고문헌>

『파한집』/ 1988 / 李相寶 譯 / 良友堂
『파한집』/
2003 / 구인환 엮음/ 신원문화사

『조선왕조실록』/국사편찬위원회 (
http://sillok.history.go.kr/main/main.jsp )
『동의보감』탕액편·천지운기문 / 2011.2.21 / 양승엽/ 도서출판 물고기
『동의보감』탕액편·침구편·색인/ 2005 / 동의문헌연구실 편역/ 법인문화사
음식디미방주해』/2006 / 백두현 역주/ 글누림
『규합총서』憑虛閣李氏 原著 / 1992
/ 鄭良婉 譯註 / 寶晋齋
『국역 증보산림경제』/ 2003 / 이강자 외/ 신광출판사
『증보산림경제 II』/ 2003 / 농촌진흥청
농정회요 II / 2005~2007 / 농촌진흥청

『임원경제지 관휴지(서유구저)』/ 2010.9.30 / 노평규.김영역주/소와당
『한국산분류목록 II』임업시험장조사보고/ 1958.1 / 이덕상, 이용우 / 임업시험장
『원색한국버섯도감』/ 1959.3 / 이지열, 이용우, 임정한/ 배문각
송이산림지 09년9월호 / 가강현 /
국립산림과학원